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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없는 건설업의 먹고 살 길
  작성자 : M.A건축 작성일 : 2012-11-17 조회수 : 1656
 
 

먹거리 없는 건설업의 먹고 살 길



한 때 건설업은 국가경제를 이끄는 주역이었다. 건설업은 공장과 주택을 공급함으로써 저렴한 노동력에 기반한 수출산업을 뒷받침하는 한편, 막대한 규모의 내수경제를 이끌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시작되는 한국의 건설업은 개발도상국에서의 막대한 전후방 연계효과를 발휘하며 국내 타 산업들은 이끌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설업의 하향세가 두드러져 국민들에게 다양한 측면의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아파트가격의 하향세와 같은 - 언젠가는 올 줄 알았으나 조금 더 있다가 왔으면 했던 - 현상들은 당장 우리 눈앞의 해결해야 할 현상이 되었다. 2010년 한국의 GDP 대비 건설투자의 비중은 15.3%였지만 OECD 10개국의 평균은 10.2%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지표를 볼 때, 오늘날 한국의 건설업이 처한 오늘의 현실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장래를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에 있었다. 이미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는 새로운 댐과 간척지 그리고 고속도로 사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신규사업을 찾기 어려운 것은 건축분야도 마찬가지이다. 뉴타운이란 이름의 도시재개발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것은 제도의 미비 때문이 아니라 이미 수요 이상의 많은 공간을 비싼 값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은 해외진출만이 건설분야 생존의 해답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저개발국 위주의 해외진출은 과거 중동에서와 같이 노동력을 수출하는 것도 아니어서 고용효과가 큰 것도 아니다. 엔지니어링 설계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주로 플랜트 분야의 공사관리로 고부가가치를 기대하기는 아직 요원하다. 설사 성공한다면 해도 궁극적으로는 해당 국가의 잠재력을 고갈시킨 후, 또는 더 투사적인 국가들에 밀려 시장에서 철수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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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들의 먹거리 이전에 우리의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하는가?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은 우리와 같은 상황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나름대로의 생존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 첫째는 사람들의 삶을 규정하는 건설이 아닌 사람들의 삶의 필요를 채워주는 건설이다. 아파트 전원주택 - 주상복합 타운하우스와 같은 새로운 공간개념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값비싼 가격표를 붙여 스스로의 몸집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태에 순응하는 공간의 제공이 그것이다. 건축가나 건설회사는 다양한 가치관을 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창출해 내야 한다.

두 번째 돌파구는 창의성에 기반한 원천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건설업계는 시공기술의 발전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추면서 고품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전략을 채택해 왔다. 452m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828m의 부르즈 칼리파를 건설하면서 자랑한 콘크리트를 압송기술은 독일의 SchwingPutzmeister사의 것이었다. 종로타워의 상층부를 와이어에 매달아 들어올릴 때 정밀계측기술은 스위스의 VSL이 제공하였다. 결국 공정관리와 하도급 관리, 구매관리 등이 우리 건설회사의 실체인 것이다. 외국산 일변도이던 공구에 국산 공구가 점차 자리를 잡아 가듯이 원천기술의 국산화와 이의 비즈니스가 한국 건설업의 미래를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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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사례에서 보듯이, 물리적 기술은 빠른 속도로 전파되기 때문에 결국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창의적 플랫폼이다. 우리에게 잠재력이 풍부한 ICTs(정보통신 기술)를 공간에 적용하거나 실용성을 뒷받침하는 디자인 등이 그 답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문제 뿐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공간서비스를 창출하고 유지시키는 건설생태계의 기반 플랫폼 개발과 구축이 건설업의 생존전략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와 같은 시스템이 자리를 잡을 때 까지 당분간 밥그릇의 사이즈가 줄어 배고픔은 있겠지만......



(임윤택,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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